나의 이야기

정년퇴직을 두려워 말자

조왕래 2013. 5. 22. 15:57

직장에서 당당하고 잘 나가던 사람도 막상 정년퇴직을 선고받으면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스스로 무너져 버린다. 자신감이 없어져 버린다. 일본에서 정년퇴직자의 삶을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장, 고령자 복지 등을 취재하고 집필하고 있는 가토 히토시(加藤仁)의 “정년 후 더 뜨겁게 살아라”라는 책에서는 “자신감은 혼자 헤매고 고민하는 힘겨운 체험을 극복한 후 얻어진다.
 
많은 사람이 부추 켜 어떤 일을 했다면 그 기쁨은 자신감으로 연결되지 못할 것이다. 정년 후는 조직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그때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일까? 나는 수많은 정년 퇴직자를 취재하면서 개인적인 체험을 축적하는 것이 그 포인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했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40~50에 보내는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김봉중 선생의 “우선은 휴식이 필요해”라는 책에서도 저자가 가족과 행복, 체면이 중요한 세대로 살아오면서 갑자기 퇴직한 후 9년 동안 실전에서 고민하고 실패하고 성공하면서 얻은 결론이 우선은 휴식을 통해 자기 자신을 냉철히 돌아볼 것을 권하고 있다. 퇴직하면 우선 불안한 나머지 여기저기 손을 대다 대게는 실패한다.
 
퇴직하고 집에 있게 되면 무료함과 남의 눈을 의식해 급한 마음에 무엇이라도 해 보려고 덤벼들다 사기를 당하거나 경험 부족, 준비 부족으로 낭패를 당한다. 선배들의 의견을 집약해 봐도 최소 1년은 지나야 세상 물정에 눈을 뜬다고 한다. 목에 쇠사슬을 메고 창살 속에 갇혀 주인이 시키는 어릿광대 행동을 하면 먹을 것은 걱정 없는 원숭이의 삶이 어쩌면 회사에 다니든 내 모습이 아닌가?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고 있는 오늘 만난 충남 당진의 필경사의 문화관광해설사인 이영화 님도 대단했다. 본인이 천주교 신자임을 자랑스럽게 밝히며 우리나라 천주교 관련 역사는 훤하게 알고 있었다. 그녀는 천주교 발상지 천진암에서부터 당진의 솔뫼 성지 대원군의 박해 사건 등 역사의 연대와 등장인물의 이름을 줄줄이 외우고 있었다. 성당 신부님한테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할 때는 눈빛이 다 반짝였다.
 
나는 무엇이라도 자신감 있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좋다. 기가 죽어 위축되면 본인 자신보다 보는 가족이 더 답답해하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면 될 일도 안 된다. 정년퇴직에 너무 겁먹지 말자 우선은 휴식을 통해 자기 자신을 냉철히 되돌아보고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바라던 하고 싶은 일거리가 분명 있다. 건강하게 정년을 마친 자기 자신에게 우선 박수를 보내고 수고했다고 위로해야 한다.
 
학교 졸업식에서 꽃다발 받는 것처럼 축하를 받아야 한다. 정년퇴직은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 진학하듯 A 직장에서 B 직장으로 전직하는 의미일 뿐이다. 수명 100세 시대에는 몇 번의 정년퇴직을 더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