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 나이가 어때서

조왕래 2015. 8. 4. 22:48

 

숙녀에게 나이를 물어보다가 숙녀에게 나이를 물어보는 것은 실례예요.’라는 핀잔을 들은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노인에게도 나이를 물어서 좋은 반응을 얻기는 어려운 모양입니다. 노인에게 행복하고 충만한 인생사는 법을 가르치는 행복 만들기 전문가이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지 마라의 저자리처드 칼슨은 또 다른 저서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의 책 내용에 노인의 나이를 물어보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센프란시스코의 노천 카페에 나이 지긋한 남자 넷이 유쾌하게 웃으며 떠들기에 한 부인이 다가가서 웃으며 물었다. ‘할아버지 연세가 어떻게 되셨어요?’ 그녀는 단지 친근하고 궁금한 마음에서 물어본 것 뿐 이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 밖의 반응이 터져 나왔다. 할아버지들이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우린 80대요. 왜요?“ 하며 화난 말투로 대꾸했다.

    

도서관에서 단정히 앉아 도도하게 책을 읽는 나이든 분을 뵙거나 운동장에서 백발을 휘날리며 운동을 하는 노익장 분을 종종 만납니다. 나도 저렇게 늘어 갈 수 있을까? 나도 저렇게 늙어 갔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이 들면 실제 그분의 나이가 궁금해집니다. 연세라는 말이나 춘추라는 말을 써가며 조심스럽게 나이를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못들은 척 먼 산을 바라보거나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왜 생뚱맞게 그런 걸 물어보느냐는 표정을 짓습니다. 가끔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답니다.’라는 선문답을 들을 때도 있습니다.

    

제대로 나이를 가르쳐 주는 사람도 대답 끝에 아이고 빨리 죽어야 할 텐데하는 후렴을 갖다 붙입니다. 나이 들어 오래 사는 것을 속으로는 몰라도 겉으로는 민망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처남이 암 투병 중이였을 때입니다. 장모님은 내가 오래 살아 자식의 명을 갉아먹는다고 스스로를 자책할 때는 참 듣기가 민망하였습니다. 물론 처남은 고생은 했지만 거뜬히 완쾌 했습니다. 장모님이 오래 사는 것하고 처남의 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습니다.  

    

예전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났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초상집 문상을 가서 고인의 연세를 물어보면 대부분 90세가. 넘으셨습니다. 10여년전의 80대에서 10년은 늘어난 것이 확실 합니다. 똑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형제도 수명이 다 다릅니다. 평소 생활방식이 일찍 죽고 오래 사는데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본인의 성과물로서 내 아이가 어때서?’ 라고 자랑할 가치가 있습니다. 내 나이 내가 먹었지 누가 보태준 것도  별로 없습니다.

    

인간의 육체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늙어 갈 뿐입니다. 이런 자연현상에 대처 하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운동과 음식조절, 영양제 섭취나 금연, 절주, 긍정적 마음가짐이 중요 하다는 것은 다 알려진 상식이고 어느 정도 어떻게 실천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늙음에 대해 지나친 자신감을 갖는 것도 문제지만 부질없는 저항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공포의 삶을 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스무 살이 꼭 서른 살보다 좋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예순이 꼭 쉰의 나이보다 못하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나는 정확히 지금의 나이를 먹었고 그 나이에 맞는 행동과 처신을 하고 있습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누가 내 나이를 물어보면 당당하게 내 나이를 밝힙니다. 내 나이를 듣고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완전히 상대방의 몫입니다. 지금의 나를 사랑 합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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