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외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왕래 2017. 5. 4. 15:07

 

노년의 성(性)은 입에 올리기 망측한 것이 아니라 100세 시대의 다 함께 고민할 과제가 되었다. 부부간의 사별이나 이혼과 같이 홀로된 경우가 아니라도 한쪽은 성적인 욕구가 있는데 한쪽은 성적인 욕구가 아예 없는 노년의 성 문제가 있다. 시니어들의 광장인 유어스테이지에서도 한번쯤 다루어볼 문제라 여겨 글을 올린다.

A씨는 나와 같이 일하는데 올해 70세다. 돈도 있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다. A씨의 말을 빌리면 성적욕구가 아직도 왕성하다고 한다. 하지만 A씨의 아내는 66세로 겉으로는 건강한 편이지만 당뇨가 있다. 당뇨가 원인 인지는 잘 모르지만 성적욕구가 없고 부부관계가 고통스러워 A씨와 잠자리를 기피한다. 그동안 A씨는 자위행위도 하고 가끔씩 외도를 하면서 성적 욕구를 혼자 해소해 왔다.

그러던 중 A씨는 우연한 기회에 어렸을 적 같은 동네에서 자란 B씨를 만나게 되었다. B씨는 동네 오빠로 A씨를 기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처녀시절 A씨를 좋아했던 감정도 갖고 있었다. 게다가 B씨는 남편이 죽은 과부였으므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B씨는 남편이 남겨준 부동산을 임대하여 넉넉하지는 않지만 경제적으로 별 어려움이 없다.

자연스럽게 둘은 술도 함께 마시며 잠자리도 같이 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A씨가 직장을 갖고 있으므로 주말 데이트를 즐긴다. 토요일 오전에 미리 약속한 장소에서 만나 함께 드라이브를 하고 모텔에서 일박을 한 후 일요일 날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다. 멀리는 속초 강릉까지 가기도 한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A씨의 아내가 둘 사이를 눈치 챘다.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전화 통화를 옆에서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성적으로 A씨를 감당하지 못하는 아내는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B씨를 입에 올려 말은 하지 않지만 주말만 되면 한주일 동안 일하느라고 고생하셨는데 바람도 쐴 겸 밖에 나가서 놀다오라고 등을 떠민다고 한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주말은 A씨와 B씨가 함께 데이트 하는 날로 정해졌고 둘 사이는 성(性)적으로도 천생연분이라 할 정도로 잘 맞는다고 한다.

남녀가 만나면 데이트 비용이 든다. 둘 사이에 암묵적으로 비용부담이 정해져있는데 A씨의 자동차를 이용하므로 차량유지비와 호텔비용은 전적으로 남자인 A씨가 내고 음식이나 커피 값은 전부 B씨가 부담하는데 서로 경제력이 있어선지 데이트 비용 부담 때문에 얼굴 붉힐 일은 없다고 한다. A씨는 ‘내가 가정을 버린 것도 아니고 월급을 아내에게 안 주는 것도 아니고 용돈 범위 내 에서 적절하게 쓰니까 아내도 다 이해 한다.’ 고 말한다.

주위에서 보면 남편은 성적 욕구가 있는데 아내가 이를 기피하고 각방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이를 두고 남자들 사이에 은어(隱語)로 ‘아내가 문을 닫았다.’라고 말한다. 반대로 여자도 입에 올리기가 민망해서 그렇지 남편이 잠자리를 기피하는 바람에 아내가 불만인 경우도 있다. 짝이 있지만 노년이 되다보니 성적으로 짝의 역할을 못하고 차라리 각방을 쓰는 것이 편하다고 한다.

예전에는 나이 들어 재혼을 하는 것을 망측하다고 하고 쉬쉬하면서 혼자 지내길 강요했다. 엄마가 재혼하면 딸들의 혼사에 중대 하자가 되어 남편의 학대나 시댁의 냉대에도 오직 자식을 위해 인고의 나날을 보내는 우리의 어머니들이 많았다. 요즘은 젊든 늙든 재혼하는 것이 더 이상 창피한 일도 아니고 오히려 권장을 하는 시대다.

재산문제와 자녀들의 반대로 법적으로는 부부의 연을 맷지 않고 연인처럼 즐기는 커플도 많다. 유명 연예인도 방송에 나와서 자신이 이렇게 살고 있다고 밝힌다. 노년의 남녀가 만나는 이유로 혼자 있어서 외로우니 대화 할 상대가 필요해서 만난다고 말은 하지만 속으로는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만나는 경우도 많다. 

마음이 가야 몸도 간다는 말은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는 말이다. 부부간에 정감 있는 말로 사랑을 속삭이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엄격한 가부장제도에서 살아온 지금의 노년들은 마음과 달리 살가운 말이나 다정한 행동을 하지 못한다. 부부간에 살갑게 스킨십이나 말을 못하며 무덤덤하게 살아서 정신적인 이유가 성적으로 일찍 문을 닫아버리게 하는 경우도 있고 노쇠한 육신이나 질병으로 몸의 문을 닫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이런저런 이유로 부부가 함께 살아도 한쪽이 상대의 성적 욕구를 받아주지 못한다면 수명 100세 시대에 더 이상 쉬쉬하며 숨기지 말고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적극적 치료를 받아보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노년의 성문제에 있어 A씨와 B씨의 관계를 욕하며 무조건 돌을 던질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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