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테니스 시합중 인,아웃 시비는 늘 있다. 내 주장만 해서는 안 된다)
노승발검(怒蠅拔劍)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파리를 보고 화를 내어 칼을 빼든다는 의미의 말이다. 먹으려는 밥에 파리가 앉으면 화가 나겠지만 그렇다 하여 칼을 빼들 만큼의 화를 내서는 덩치 값을 못하는 사람이다. 결국 참지 못하고 그 칼을 휘둘렀다면 파리는 두 동강이 내고 죽일 수 있었고 본인은 시원한 통쾌함을 얻었다 하드라도 그 피해는 엄청나다. 우선은 주위사람이 느끼는 공포감이다. 얼마나 겁이 났을까 재수 없으면 옆 사람이 다칠지도 모른다. 힘껏 내리치는 칼날에 밥상이 두 동강 나거나 밥그릇이 엎어졌을지도 모른다. 잠깐의 통쾌한 뒤에오는 후폭풍이 무섭다.
개를 고급 자동차인 에쿠스 뒤에 매달고 질주를 하여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운전사는 입건되었다. 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지만 주인이 그 화를 못 참아 노승발검의 행위를 했다. 당장은 개에게 화풀이를 해서 화가 풀렸는지는 모르지만 잠시만 지나면 내 화를 풀기 위해 생명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괴로워 해야 옳다. 입건된 개주인은 경찰서에 불려 다녀야 하고 벌금도 각오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의 눈총과 지탄은 무었으로 막을 것인가.
예전에 임금이 아끼던 새가 죽었다. 임금이 화를 참지 못해 새를 돌보는 관리인을 죽이라고 했다. 아무도 화가 나서 펄펄뛰는 임금에게 새가 죽었다고 사람을 죽일 수가 있느냐는 바른 말을 못했다. 한 신하가 용기를 내어 이렇게 말했다. ‘임금님이 사랑하는 새를 잘못 돌봐 죽음에 이르게 한 죄는 죽어 마땅하지만 몽매한 백성들이 새가 죽었다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느냐고 말을 할까봐 이것이 염려됩니다.’ 한참 생각에 잠긴 임금은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용서했다.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면 노승발검에서 벗어 날수 있다. 잠시 화를 참아야 한다.
오늘 테니스장에서 시합 중 공이 라인을 벗어났느냐 아니냐로 심하게 다투었다. 국제시합처럼 비디오라도 설치되면 문제가 없지만 동네 경기장에는 서로의 양심을 믿는 수밖에 없다. 양심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지나가는 공을 잘 못 보고 잘못 판단 할 수가 있다. 틀림없이 내 눈에는 아웃(out)이 분명하지만 실제는 라인 안에 떨어진 인(in)일수도 있다. 자기의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라켓을 땅바닥에 내 동댕이쳐 20만원이나 하는 라켓이 부서졌다.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해 당장 20만원이 날라간 손실은 그렇다 치고 회원들 사이에 기피 인물로 낙인 찍힌 무형의 손실은 당장 계산이 안 된다. 그는 명예회복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러 달을 보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기는 것을 너무 강조하고 가르쳐왔다. 아무리 이기는 법을 가르쳐도 세상을 살다보면 이기는 경우보다 지는 경우가 무수히 더 많다. 지는 것을 가르쳐야 좌절을 덜 한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은 립 서비스로 그냥 하는 말로 들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이 말을 마음속에 되새기며 자신의 화를 참아내는 것이 바보 같은 행동이 아니라 현명한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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