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리의 온정주의 집단문화 나쁘기만 한가?

조왕래 2013. 5. 22. 20:35

 

 

우리의 온정주의 집단문화 나쁘기만 한가?


우리나라와 미국은 다른 나라이다. 문화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 그런데도 이 땅에서 통용되는 대다수 경영이론과 기법은 자본주의 맹주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제도를 따른다. 그래야 유식한 사람의 대열에 든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혁신을 부르짖으며 팀장제도를 도입했다. 팀장 제도는 책임과 권한을 갖는 능동적인 조직이라고 열을 올렸다. 어느 회사는 과장 칭호를 팀장으로 어떤 회사는 부장 칭호를 팀장으로 바꿨다. 웃기는 혼란이 일어났다. 부장 밑에 팀장이 있는 회사도 있고 부장 급의 팀장이 있는 회사도 있다. 같은 팀장급이 만나면 은근히 같은 직급인지 확인을 해본다. 명찰 바꿔 단다고 뭐가 달라지나? 결국 정권이 바뀌니 거의 다 원래 되로 돌아갔다. 명찰 값만 날린 꼴이 됐다. 미국과 한국의 토양은 엄연히 다르다. 미국이 이성을 바탕으로 한 개인주의 문화라면 우리는 정을 토대로 한 집단주의 문화다.

2007년 4월에 조승희씨의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은 우리의 집단의식의 대표 격이다.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애도를 표했고 정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움과 충격’이라며 조의 성명을 발표 했다. 조씨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연대 책임의식을 드러내고 하나같이 속죄하는 마음 이였다. 순전히 개인의 문제로 접근하는 미국인의 입장과는 큰 대조를 이뤘다.

최근 미국에서 성희롱사건으로 언론에 떠들썩한 윤00씨의 사건도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법에 의해 처벌을 하고 간단히 언론에 실으면 될 것을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완전히 가리워질 만큼 모든 언론 매체가 대서특필로 호들갑을 떤 건 영 못 마땅하다. 신임 대통령의 첫 방미 행사며 수행 인력만 해도 숫자도 엄청나지만 재계의 총수들도 있고 하나같이 중량급이다. 당연히 중요 사안들을 처리 한 것도 많을 텐데 국민의 알권리는 철저히 무시 됐다. 이런 땐 개인주의 미국식을 신봉하는 개혁세력은 다 어디 갔나? 찍소리도 안하고 있다. 현장 호텔의 CCTV위치까지 취재하여 해설까지 덧붙인다. 많이 까발린다고 우리나라 국격이 올라가나? 우리식으로 말하면 하늘을 향해 침 뱉기다. 뱉을 땐 시원할지 몰라도 결국 내 얼굴에 떨어진다.

술을 한잔 먹고 음주 운전을 하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을 당하기 직전이다. 그런데 음주단속 경찰관이 나와 친한 친구다. 그 친구가 나를 봐 줄 것인가에 대해 우리나라사람 거의다가 봐 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한다. 그 근거로 내가 술을 한잔밖에 안 먹었고 사고를 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무었보다 경찰친구가 눈감아 주지 않으면 그는 영원히 우리 친구 대열에서 추방되기 때문에 봐 줄것이라는 이라는 믿음이다. 미국사람은 똑 같은 질문에 음주 측정기의 수치에 따라 지극히 사무적으로 처리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가 있다. 집단주의 문화는 집단의 목표가 주어지면 더 많은 성과를 낸다. IMF 때 전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한 것이라던가.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때 무려 100만 명의 자원봉사실적은 미국인이라면 턱도 없는 일이다. 우리의 온정주의 문화 ,집단의 문화를 덮어놓고 나쁘다고 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개인주의 자본주의 문화가 실적주의 이기주의로 변질되어 효는 땅에 떨어지고 살벌한 경쟁사회만 부추 키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