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활동기를 보내면서 문득 !

조왕래 2013. 9. 12. 17:10


요즘 시니어들의 건강상태로 보아 퇴직이나 은퇴를 하고 70대까지는 활동기라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자식들도 학업을 마치고 직장을 얻고 결혼도 하여 자기들끼리 잘 살아간다. 몸도 아직은 건강하여 병원비 걱정도 없다. 게다가 벌어놓은 돈과 연금이 있어 경제적으로도 위축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대로 활발히 활동할 시기이다. 그래서 활동기이다. 인생에 있어 황금기이다.

 

혹자는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도 한다. 그러나 곧 80대가 되면 만나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진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고 내가 찾아가려도 멈칫거리게 된다. 친척 친지들의 잔치에도 초대받지 못한다. 과거의 추억과 그리움만을 회상하는 회상기가 돌아온다.

 

나를 포함하여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대부분 활동기의 사람일 것이다. 가을에 겨울날을 준비를 해야 하듯 활동기에 회상기를 준비해야 한다. 간혹 활동기임에도 활동은 하지 않은 채 ‘왕년에 내가’만 외치며 회상기의 삶을 사는 사람을 볼 때는 안타깝다.

 

미국에서 이미 은퇴를 한 활동기의 사람을 조사해 보니 창업, 사회활동, 자원봉사에 주력하고 있는 탐험가형이 27%이며 사회 활동이나 자기 계발에는 관심이 없고 여행이나 취미활동에 주력하는 은퇴생활형이 12%이며 적은 재산이나 연금으로 보람을 못 느끼며 하루하루 생활에 올인하는 근신형이 22%를 차지했다.

 

끝으로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흥미가 없고 생활만족도가 낮으며 만성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형이 32%나 되었다. 나는 어디에 속하는 부류인가? 탐험가형이 되어야 회상할 스토리가 많아질 것이다.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될 회상기를 늦추고 추억의 다양성과 감미로움을 위해 활동기의 본인의 생각과 생활패턴은 중요하다.

 

어느 자리에서 활동기의 사람들과 술자리를 했다. 대부분 나이 든 사람은 남의 얘기는 듣지도 않고 자기 말만 한다. 활동기임에도 회상기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마치 대화상대가 없어서 그동안 말고픔(배고픔의 비유어)에 한이 맺힌 사람 같다. 브레이크 없는 전차처럼 멈출지 모른다.

 

활동기 때 이곳저곳 많이 다녀보고 남의 말도 많이 들어 두어야 회상기 때 꺼내 곱씹을 덩어리가 있을 것이다. 지금 내 말만 하면 회상기 때 뭘 회상할 것인가? 이런 사람일 수록 술값 계산 때는 뒤로 물러선다. 입으로는 과거의 영광을 이야기하고 지금도 떵떵거릴 재력이 있다고 말은 한다. 그러나 지갑은 열지 않는다.

 

‘난 가난하여 넝마를 줍습니다.’ 하면 동정은 받을지언정 미움은 받지 않는다. 행동은 없고 입으로만 하는 활동기는 남에게는 밉상을 넘어 추한 몰골이 된다. 시니어란 나이가 들었지만, 활동력이 있는 사람이다. 입은 닫고 경청을 하고 지갑은 먼저 열려고 해야 한다. 지갑 열 능력이 없으면 더더욱 입은 다물어야 한다.

 

곧 회상기가 닥쳐올 것이다. 하나둘 내 주위에서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살아진다. 활동기 때 활동을 해야 한다. 내가 상대방의 회상기에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내가 나를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