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스테이지의 연극보기 이벤트에 응모했다. 운이 좋아 당첨 됐다. 연극 제목이 좀 야하다. 공개적으로 19금 연애의 모든 것을 담았다는 “극적인 하룻밤”이다, 이 연극을 보고자 했던 의도는 젊은 세대의 성의식과 문화를 알기 위함이었다. 확실히 지금의 시니어 세대의 젊은 시절의 성문화와 지금의 성문화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최근 봇물 터지듯 사회곳곳에서 낮 뜨거운 과거의 성추행, 성폭행의 ‘미투’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성적피해를 받아도 쉬쉬하며 일단 덮으려고 했다. 들어나서 공개되면 시집 못 간다는 생각이 앞섰다. 우리의 젊은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하룻밤을 함께 자게 되었다면 그 남자의 아내가 되어야하고 그 여자를 책임져야하는 성 순결 의식이 강한 시대를 살았다. 요즘은 예전에 비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성문화가 개방되었다.
직장에서 퇴근한 직장인들이 연인을 만난 가벼운 저녁식사를 하고 연극을 보러오라고 연극은 8시에 시작되었다. 200여석의 좌석이 꽉 찰 정도로 관객이 많다. 대학로 일대의 여럿 소극장에서 이렇게 많은 관객을 본적이 없다. 관객에는 연인들이 많은 것은 연극 제목의 영향이 있다고 본다. 또하나 단체 관객도 많다. 극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관객을 많이 끌어 모아야 한다. 직장인 문화회식이나. 동창모임, 동호회 등 단체 입장객에는 파격적 활인을 해준다. 단체 관람객이 많은 이유다. 남의 밤잠자리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연극의 소재가 관객을 끌어 모으는데 일조를 했다고도 보지만 어쨌든 젊은 관객이 많다.
연극의 스토리는 바람난 전 남자친구와 배신한 전 여자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연애’라고는 지지리도 못하는 두 남녀가 만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남자 주인공 정훈이 뷔페식당에서 연어초밥을 내 놓으라며 막무가내로 엉겨 붙는 이상한 여자 시후를 만나면서 극적인 하룻밤은 시작된다. 시후는 정훈에게 하룻밤을 같이 자자고 보챈다. 정훈은 이상한 그녀의 매력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둘은 실랑이를 벌이던 중 오늘 결혼식의 두 주인공이 각각 자신들의 옛 애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동병상련과 술을 마신 기분으로 둘은 ‘에라~ 모르겠다.’며 묘한 감정에 이끌려 하룻밤의 정사를 펼친다.
버리고 떠난 옛 애인에게 욕을 하면 속이 후련하다며 정훈은 시후에게 욕을 가르친다. 마음속으로는 미운 감정이 있지만 안하던 욕을 갑자기 하기는 어렵다. 모기소리 만하게 욕을 하다가 큰소리로 욕을 해 보지만 후련함 보다는 슬픔이 밀려온다.
이 연극은 몇 년 전 윤계상, 한예리 주연의 영화‘극적인 하룻밤’과 많이 닮아 있다. 영화나 연극의 소재는 밥 먹고 잠자는 평범한 일상사로는 관객의 흥미를 돋우지 못한다. 무언가 다른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처음 만난 여자가 하룻밤을 같이 자자고 보채는 장면은 솔직히 나이든 시니어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하룻밤을 같이 잤다고 울며불며 매달리거나 내 인생 이제는 네가 책임져라 하는 것도 구시대적이지만 청춘남녀가 하룻밤을 보내고도 악수하고 헤어지듯 떠나는 모습은 시니어세대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같이 연극을 보고 있는 주위의 젊은 청춘남녀 관객은 뭐가 그리 좋은 지 연신 큰 소리로 웃는다. 성문화가 그만큼 개방되었다는 것인지. 돌이 굴러가도 우습다는 젊음 때문이지 묘한 기분이 오래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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