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를 욕할 때 '개xx'라고 한다. 수많은 짐승 중에 하필 개를 들먹일까? 나는 개의 문란한 성행위와 식탐에 기인한다고 본다. 큰 개 밥통에 여러 마리에게 먹이를 주면 남의 것 앞에 있는 먹이를 서로 먹으려고 한다. 목이 서로 크로스 된다. 심하면 밥통에 발을 올려놓고 결사적으로 다른 개 앞의 먹이를 먹는다. 정말 '개xx'다. 욕이 절로 나온다. 욕심이 많다는 돼지는 배가커서 많이 먹어서 그렇지 언제나 자기 앞의 먹이를 먹어간다. 욕심 많은 돼지라고 하는데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20대 초반의 훈련병시절이었다. 젊고 고된 훈련에 바위를 먹어도 소화시킬 만큼의 왕성한 식욕이 있다. 식사시간에는 식사당번이 식판에 밥을 퍼서 열을 지어 미리 늘여놓는다. 병사들은 순서대로 식판 앞에 가서 밥을 먹는 구조였다, 멀리서 어느 식판의 밥이 많을지 살펴보고 눈치껏 순서를 조절하여 많은 밥 앞에 내가 설 수 있도록 순서를 조절했다. 하지만 막상 식판 앞에 가면 오히려 내 밥이 적은 것 같다. 사실 밥이 많고 적음이 없다. 거기서거기다. 더 먹고 싶은 욕심의 눈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배가 고프니 식탐이 일어났다.
일행이 점심을 먹으로 갔는데 꽤 큼직한 꼬막이 사람 숫자에 맞춰서 딱 한 개씩 나왔다. 더 먹으려면 별도로 또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본 음식이 곧 나오니 추가로 시켜 먹을 필요까지는 없었다. 공장 생산품이 아닌 자연산 꼬막이라 큰 차이는 아니지만 큰놈 적은 놈이 있게 마련이다. 먼저 젓가락을 든 사람이 큰놈을 집는다. 알게 모르게 눈총을 받는다. ‘먼저 드세요.’하고 옆 사람에게 권하면 서로가 기분이 좋다. 먼저 집어도 큰놈보다 작은 놈을 집어야 센스가 있다. 작은 식사 배려가 기분을 좋게 한다.
어느 모임에 신입회원 한 사람을 추천했다. 두 세 사람이 ‘그 사람 싫어요. 받지 마세요.’한다. 이유인즉 그 사람은 먹을 때보면 맛있는 것은 자기 앞에 끌어다 놓고 허겁지검 먼저 먹어버리고 옆 사람 배려를 통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준비된 음식도 충분하고 그 사람이 먹어봐야 얼마나 더 먹겠느냐! 거기서 거기다. 먹을 때 한 템포 늦추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소리를 듣는 것이다. 배고픈 시절의 습성이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채로 남아있다. 아무도 먹는 것 가지고 말하기가 곤란해서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여러 사람으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있으면서 자신만 모르고 있다.
먹는 것 가지고 당사자에게 이런저런 직접 말하기는 가족이라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먹는 습관을 지적당하는 것만큼 자존심 상하는 일이 없다. 먹을 때 누구나 기분이 좋아진다. 조금만 옆 사람을 배려해주면 배려해주는 사람도 기분이 좋고 배려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 여성회원들이 ‘이것 잡숴보세요’하면서 맛있는 음식접시를 가까이 밀어주면 남자로서 참 기분이 좋다. 큰 걸 집고 싶은데 일부러 작은 것을 집는 배려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한다.
이제는 식탐을 해야 할 만큼의 절대적 빈곤 시대가 아니다. 내게 맛있는 음식은 다른 사람에게도 맛있다. 내 앞에 있는 맛있는 반찬접시를 슬그머니 앞사람 쪽으로 밀어보자. 젓가락으로 큰놈을 집지 말고 작은놈을 집어먹자. 밥상의 작은 배려가 메너있는 사람으로 자리매김 하게되고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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