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짜투리 시간은 서점에서

조왕래 2016. 8. 12. 11:13

 

서점은 책을 팔거나 사는 점포를 말하는데 급속히 늘어나는 공공도서관이나 마을도서관에 밀리고 인터넷 구매라는 신종업종에 치이고 문고라고 불리는 대형서점에 질식하여 이제 찾아보기가 어려워 졌다. 한때는 책값을 깎아 주는 할인서점들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고 울상을 지으며 정가판매만 하면 책방이 살아남는다고 청원을 하여 정가판매가 고착화되었지만 원인은 할인판매가 아니었다. 시대의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동네 서점이 살아갈 길은 아예 없어져 버렸다. 하나둘 동네 서점이 문을 닫는 걸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하고 책속에 길이 있다고 한다. 석학들을 만나고 교양을 쌓고 변화되는 사회의 트랜드를 파악하고 따라가자면  책을 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주위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필자처럼 기술로 직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주기적으로 대형서점에 가서 책으로 신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삶의 한 방편이 되어야 함에도 인터넷으로 단편적인 지식 찾기 수준에서 끝을 맺고 짐작으로 결론을 내는 것을 보면 너무 아쉽다.

    

우리나라에서 출판사가 천 여 곳이 넘고 하루에도 수 십 권의 새로운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책들을 다 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책을 만들었으면 팔려야 한다. 독자들이 내 책을 사주도록 독자의 눈을 낚아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제목도 독특해야하고 책 표지의 디자인도 색달라야한다. 책의 화장발이다.

    

안방에서 인터넷으로 할인받아가며 책의 제목과 목차정도로만 확인하고 책을 구입해서 낭패를 당한 경우가 여러 번 있다. 물고기를 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물길을 막고 고인 물을 다 퍼내는 것이 최상이다. 책을 구입할 때도 직접보고 제목만 아니라 저자의 약력은 물론 책의 일부라도 대충은 읽어봐야 한다.

    

내가 책을 사는 방법은 좀 독특하다. 지금의 문고라 불리는 대형서점은 예전의 동네 서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여러 종류의 많은 서적이 있다. 책이 산더미 같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무작정 서점에 들어가서 뒤진다고 해도 그 많은 책 중에 내가 찾는 전문 서적은 손에 넣기 어렵다. 그래서 평소 아! 이런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오르면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구입할 목록을 만들어 수첩에 적어둔다.

    

자투리시간이 있을 때 서점을 찾아 수첩에 적어둔 목록의 책을 우선 찾는다. 자주 가는 곳은 책이 비치된 위치를알지만 처음 가는 문고에는 직원의 도움을 받는다. 내가 생각했던 책이 아니어서 실망할 때도 많다. 내가 실망한다고 하여 책의 내용이 나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저자가 생각한 독자의 층이 내가 아닐 뿐이다.

    

목록의 책을 우선 찾아보고 보물찾기하듯 서점의 책들을 찾아 나선다. 제목에 반해서 눈길도 주고 베스트셀러라는 문구에 유혹되어 펼쳐보기도 한다. 주인 혼자 지키고 있는 서점에서는 실컷 서핑하고 그냥 나오려면 머리 뒤통수가 간지러웠으나 대형문고는 그럴 필요가 없어 당당하게 나온다. 이렇게 서점을 한 바퀴 서핑하고 나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은 것처럼 뿌듯해진다. 밤늦게 도서관 문을 열고 나오면서 희망을 꿈꾸던 젊은 시절이 생각이 나서 언제나 자투리시간은 문고에서 보내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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