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님! 고문님은 자녀들 다 출가 시켰지요?’
동호회 50대 여성회원이 내게 묻습니다.
‘예 큰일은 다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아들 장가보내게 참한 신부 감 있으면 소개해줘요.’
‘걱정 마세요.시간대면 다 가게 되어있어요. 올해 아들나이가 몇입니까?’
‘말하려니 쑥스럽네! 서른넷이요. 통 장가갈 생각을 하지 않아요.;
'이제 딱 적령기네요. 곧 좋은 짝이 나타나겠지요.'
중매를 하려면 외모도 알아야 하고 학력이나 다니는 직장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어떤 배우자를 원하는지 장래 꿈은 뭔지 대략은 알아야 하는데 손에 쥔 신부도 없으면서 꼬치꼬치 남의 아들의 신상에 대해서 묻기도 미안하지만 내가 꼬차꼬치 물으면 신부감을 주머니에 넣어둔 것으로 오해하고 너무 기대를 걸 것 같아서 자세히 물어 보기도 어렵습니다.
하느님이 세상에 선남선녀를 태어나게 했으면 천생배필은 어딘가에 있을 것인데 어디에 있는지 참 찾기 어렵습니다. 결혼적령기에 아들, 딸을 두고 있는 부모들의 한숨소리를 들을 때면 옆에 있는 나도 덩달아 답답합니다. 서로에게 다리를 놔주는 일을 해주고 싶은 처녀총각이 있어도 그 부모는 알지만 막상 당사자인 신랑신부감은 얼굴도 모르면서 선 듯 나서는 것이 겁이 납니다.
예전에는 선남선녀를 맺어주는 중매(中媒)쟁이가 있었습니다. 중매쟁이는 가가호호 다니면서 장사를 하는 방물장수가 으뜸 이였는데 그 당시는 인물, 직업, 재산을 한눈에 다 알아보는 시대이니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시대입니다. 다른 동네로 결혼한 친척들이 이웃집 처녀 총각을 중매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아파트 생활에 앞집도 모르는 판이니 이 또한 가망 없습니다. 한때는 전문 결혼 중개업소가 호황을 누리는 것 같더니 무슨 이유인지 요즘은 인기가 덜한 것 같습니다. 이러다보니 부모가 자녀결혼에 개입할 틈이 적습니다. 처녀총각의 친구들이 서로 소개해주거나 이런저런 모임에서 서로 눈이 맞아 사귀다가 결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적령기에 딸을 가진 부모는 반 중매쟁이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딸의 혼사에 관심이 많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짝을 잘 찾는 사람도 있지만 결벽증이 강하거나 콤플렉스가 있거나 내성적이어서 부끄러움을 잘 타고 사교성이 덜한 사람은 상대를 잘 사귀지 못합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누군가 도와주고 거들어 줘야합니다. 친구들이 도와주면 좋지만 그마저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부모라도 나서야 합니다. 자녀의 나이가 30대 후반을 넘어서면 부모의 걱정이 크면서도 동네방네 대 놓고 말하면 내 자식이 무슨 하자가 있는 것으로 알까봐 또는 체면 때문에 속으로만 애 태웁니다.
지나가는 말처럼 남의 이야기 하듯 중매를 부탁해서는 상대를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하기 어렵습니다. 사진 한장 주지 않으면서 중매 부탁은 신뢰감을 주지 못합니다. 결혼중매회사에도 짝을 찾기 위해서는 자세한 프로필을 작성하여 제출합니다. 진정으로 자녀의 결혼 중매를 부탁하려면 창피하고 쑥스럽다는 생각을 버리고 멋진 자녀의 프로필을 만들어 믿을 만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부탁을 하면 어떨까요?
연애 결혼이 대세이긴 하지만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짝을 찾아 믿을만하게 중매하는 데는 세상을 살아본 시니어가 한수 위입니다. 이혼율이 높아지고 이혼가정의 자녀의 아동학대 등 근원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처녀총각때 서로에게 맞는 짝을 찾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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