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도 경제활동의 주체로서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을 추구한다. 내가 방문한 이 기업은 넓은 대지에 많은 관람객이 찾는 유희용 시설 관리업체이다. 일부 필수 요원은 젊은 인력으로 큰 줄거리로 삼고 지원 부서는 시니어를 채용하는데 유지인건비는 줄이면서 성과를 내는 데는 시니어만큼 적절한 인력도 없다는 것이다.
우선 나이는 5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까지로 채용 기준으로 삼고 급여는 100만 원 약간 넘게 지급한다. 근무시간은 출퇴근의 혼잡도 피하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시니어의 특성도 살려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원칙으로 하고 개인별 필요에 따라 각자 알아서 가변 근무를 허용한다.
매년 엄격한 신체검사를 통해 계속 고용연장이 이루어진다. 일인일기 (一人一技, 한 사람이 한 가지 기술은 있을 것)를 요구하지만 채용에 절대적은 아니다. 예를 들면 건물의 화재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곳곳에 CCTV를 설치하고 방재 실에서의 감시 인력은 전직 소방공무원을 뽑는다. 제초기를 다룰 줄 알거나 전기 용접을 해본 경력이 있으면 환영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청소나 짐 운반에 동원된다.
가끔은 40대 후반이 응시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박봉에 특별히 장래가 보장되는 기술을 배우는 것도 아니니 한두 달 근무하다 스스로 그만두기 때문에 본인에게나 기업에서도 서로 손해여서 오히려 시니어를 선호한다고 한다. 60세 이상이면 국민연금부담도 없으니 기업 입장으로는 또 다른 이득이다. 시니어들은 새롭게 기획하고 신기술을 따라가는 변화에는 느리지만 기존 시설물의 관리에는 책임감 있고 일한다는 보람도 찾아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정년퇴직이라는 개념이 없고 신체검사에 통과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내부 인사위원회에서 심사 후 계속 근무를 허락하니 스스로 건강도 챙기고 동료 간 근무분위기도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지금 60대는 예전의 40대보다 체력 면이나 인지 능력 면으로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
시니어도 돈이 필요하다. 무보수 자원봉사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 무보수 자원봉사는 책임 있는 일을 연속적으로 시키기가 어렵다. 열심인 자원봉사자도 물론 많지만 얼마라도 보수를 받기를 희망하는 봉사자가 많음도 또한 인정해야 한다. 예산 형편에 맞게 얼마라도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맞다. 시니어도 내밀 명함이 있고 안정성이 보장되는 직업이라면 보수가 작아도 선호한다. 양쪽의 접합 점을 잘 찾으면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