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꿀벌이 귀(貴)하다

조왕래 2013. 4. 18. 13:18

꿀벌이 귀(貴)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꿀벌은 대다수 식용작물에 수정을 맺게 하고 우리에게 꿀을 제공하는 유익한 곤충이다. 그런데 농약의 다량 살포에 의한 살충제 피해,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기기에서 발산되는 전자파로 방향감각상실로 집을 못 찾아오거나 알 수 없는 유행병으로 집단 괴사 등 이런저런 이유로 꿀벌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여러 차례 방송에 보도되었다.

처가가 있는 경기도 광주는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과 토질 및 자연환경이 토마토 재배에 적지라고 찰 토마토 재배를 많이 하고 있다. 해마다 토마토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곳이다. 예전엔 자연히 수정은 벌, 나비의 몫으로 사람은 관여하지 않아도 되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 안이라는 제약도 있지만, 토마토 농사용으로 씨받이 대행용 일벌을 사서 비닐하우스 속 토마토밭에 둔다.

이 벌은 한해 한철 씨받이용으로 맹활약하다가 토마토 농사가 끝날 때쯤이면 개체 수도 줄어들면서 전멸하고 만다. 해마다 벌통을 사다가 수정이라는 중요한 일을 시키고 토마토 포장 박스에 ‘벌이 수정한 토마토’라는 것을 판매 전략으로 삼는다.

방송에서 농부가 직접 붓으로 벌 대신 인공수정 역할을 수행하는 걸 보고 앞으로 닥쳐올 재앙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세상에서 벌 나비가 이런저런 이유로 전멸한다면 사람의 손으로 그 많은 수정은 불가능하다. 먹거리 파동이 요동칠 것이다. 이런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서울시 송파구에서는 도시 양봉장을 운영해 곤충과 식물, 사람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어 훼손된 도시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사업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도심 속 양봉이 가당치나 하겠는가? 좀 생뚱맞은 것 같은데 이런저런 사정을 알고 보면 발상이 신선하다.

도시 양봉은 일본 도쿄 긴자거리나 영국 런던 등 전 세계 대도시에서 도심 생태계 보호를 위한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꿀벌의 사육이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농촌보다 오히려 도시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도 한다. 도시에서 꽃과 나무를 많이 심어 벌들의 낙원이 된다면 춤을 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