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체 어느 한 부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평소 몸에서 나타내는 소리에 귀를 쫑긋하며 산다. 비가 오기 전 날씨가 흐려지듯 우리 몸도 이상 징후의 시그널을 보낸다고 믿고 있다. 며칠 전부터 눈에 눈곱이 끼고 눈이 뻑뻑하다. 다행히 충혈되거나 아프지는 않아 큰 병은 아니지만,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마음먹든 중 오늘 시간이 나서 동네 안과를 찾았다.
동네 병원도 전산화가 잘 이루어져 이름만 대니 전에 진료한 기록까지 줄줄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의료보험 제도 덕분으로 병원에 가기도 수월하고 이제는 전 국민 의료보험 시대여서 건강보험증을 갖고 갈 필요도 없다.
여름이어선지 안과의원에 5~6명의 환자가 대기하고 있다. 진료실에 진료의자가 3개이고 의자가 비면 연신 간호사가 호명하여 환자를 자리에 앉히고 의사 한 분이 돌아다니며 진료한다. 내 차례가 오자 나는 의사에게 별다른 이상이 있어서 온 것이 아니고 눈곱이 끼고 백내장 검사나 눈썹이 눈을 찌르는 현상은 없는지 종합적인 진단을 희망한다고 했다.
안압검사하고 눈에 알레르기 현상이 있을 뿐 건강하다며 안약 넣고 적외선으로 쪼이고 눈에 넣는 안약 처방전을 받는 것으로 끝이 났다. 10분 기다려 의사와 말하는 시간은 1분이 채 안 된다. 절대적 시간은 짧았지만, 해당 병에 대한 필요한 말은 다 들을 수 있었다.
건강관리는 스스로하고 주기적으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라고 홍보한다. 맞는 말이다. 일반인이 아무리 자기 몸의 증세를 자기가 가장 잘 안다 하여도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만큼 잘 알지는 못할 것이다. 더구나 초기의 증세는 정밀 의료 기구를 사용해봐야 아는 것도 상당수이다. 의사들이 환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보다 진지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의사가 진료하면서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의료 수가에 포함되지 않아서인지 의사들이 예방차원의 진료에는 소극적이다. 뒤에 환자가 기다린다는 점을 십분 이해하여도 예방 차원적 설명이나 진료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의사의 병명을 듣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독학하듯 공부한다.
내 눈의 병은 땀나고 불결한 손으로 자꾸 비벼서 더욱 악화한 것 같다. 집에 와서 깨끗이 씻고 손을 대지 않으니 말끔히 나았다. 우물쭈물 모르고 불편하게 생활하는 것보다 병원을 찾아 확실한 진단을 받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 시니어의 몸은 자칫하면 병을 키울 정도로 자체 회생력이 떨어진다. 주기적으로 또는 인체의 조그만 경종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병원에 자주 찾아 가야 한다.
병을 키워서 병원에 가면 치료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많다. 오늘 병원 초진이고 검사와 치료를 했는데 7,900원이 나왔다. 의료보험 덕분이다. 눈은 용불용설(用不用說)이라는 말이 해당하지 않으니 가능한 눈을 쉬게 해야 하고 눈 주위를 깨끗이 하고 뜨겁게 자주 마사지해주면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