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남부터미널 5번 출구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조왕래 2013. 6. 12. 06:59

남부터미널 5번 출구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서울의 남부버스터미널은 서울 강남 3구 중에서도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서초구 도심에 위치한 대단위 버스터미널이다. 주로 충청도와 전라도 경남 지방으로 가는 버스가 많다.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몇 번은 이용해 봤을 것이다. 대부분 승객은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하여 터미널 방향 5번 출구를 이용한다. 그런데 5번 출구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맞은편 대로 건너 6번 출구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에스컬레이터는 승객 이송 설비로 엘리베이터보다 더 많은 승객을 이송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 지하철 역사에 설치되어있다. 심지어 높이가 5m 정도인데도 설치된 곳이 많다. 남부터미널 5번 출구는 크고 작은 짐을 든 여행객이 지하 3층에서 올라오는데도 에스컬레이터는 없다. 다만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를 위한 엘리베이터는 한 대 설치되어 있다. 왜 에스컬레이터가 없을까? 이상하다.

 

우선 역장을 만나 물어보고 싶은데 요즘은 지하철 이용 시스템이 자동화되어 있어서 역장 아니라 역원도 만나기 어렵다. 두리번거리며 찾아보니 안내소에 역원이 한 명 있다. 반가운 마음에 뛰어가서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있어야 할 텐데 왜 설치를 안 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거다. 한술 더 떠 서울시나 남부 버스터미널 측에서 설치해야 한다고 한다. 아니 서울시에서 설치하든 중앙정부에서 설치하든 지하철공사에서 설치하든 누군가는 필요하다는 걸 건의를 해야 할 것이 아닌가?

 

건의의 주체는 내 상식으로는 당연히 타고내리는 승객을 가장 많이 바라보는 역에서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통 관심 밖이다. 짐이 있으면 반대편 6번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후 횡단보도를 건너오면 된다고 한다. 쌀 없으면 라면 끓여 먹으라는 이야기다. 물론 이건 개인의 답변이니 다른 사람은 다르게 대답은 할 것이고 지금 짐을 들고 있는 승객으로는 최선의 답변이라는 걸 잘 안다.

 

다산 콜 센터 120에 전화를 했다. 좋은 의견이니 시민의 건의로 올려놓겠다는 답을 들었다. 내 인적사항은 묻지 않는다. 그냥 시민 의견으로 올리는 것이니 나의 인적 사항은 필요 없다고 한다. 이번엔 남부터미널로 전화를 했다. 버스표를 팔기 위해 계속 기계음으로 행선지만 묻고 있다. 사람이 아닌 기계이니 어찌 물어볼 방법이 없다.

 

모든 사업은 돈이 들어간다. 따라서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해야 하므로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에스컬레이터 설치 우선순위는 어떻게 될까? 상식적으로 짐을 든 승객이 많은 곳, 노약자가 많은 곳, 깊이가 깊어 계단 높이가 높은 곳이 우선순위일 것이다.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는 여기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런 역사를 관리하는 역에서는 설치 건의를 해줘야 한다. 설치 못 하는 이유가 있으면 나처럼 묻는 고객에게 답변을 해줘야 한다.

 

물론 내가 모르는 5번 출구에 설치 못 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설치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승객의 불편을 남의 일처럼 무관심한 것이 문제다. 불편하거나 시정되어야 할 점이 있으면 우리 시민들도 당당히 건의를 해야 한다. 미처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세상을 더 산 시니어의 창의적인 건의로 시정되었다면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뒤에서 불평불만만 하지 말고 건의를 하는 깨어 있는 시니어가 되어야 한다.

 

<시니어리포터 조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