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승률이 떨어져 고민한다
(육체적 운동과 정신건강에 좋은 테니스를 하는 필자)
승부의 세계는 당연히 스트레스를 불러옵니다. 나는 가능하면 정신건강을 생각하여 이기고 지는 게임이나 돈을 걸고 하는 화투나 포커 등 모든 사행성은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재미로 하는 사다리타기도 하지 않고 누구 말이 맞나 내기하자며 돈을 걸고 하는 진실게임도 웃으며 물러섭니다. 하지만 딱 두 가지 신체건강과 두뇌 운동을 위해 하는 것이 인터넷 바둑과 테니스 시합입니다.
시합이니 게임이니 이런 것들은 다 승부의 세계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사람은 내기를 좋아합니다. 노래방기기에도 점수를 나오게 해서 누가 더 노래를 잘 불렀는지 판가름 하고 돈내기로 흥을 돋웁니다. 이긴 사람은 기분이 좋겠지만 진 사람은 기분이 좋을 리가 없고 약이 올라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나이든 사람이 승부욕이 더 강해서 자칫 싸움으로도 발전하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바둑과 테니스는 승부를 내는 것이지만 이기고 지는 것에서 끝을 내지 나는 절대로 돈을 걸고 하지는 않습니다.
바둑은 흑과 백의 돌로서 집을 많이 차지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집을 짓기 위해 기초공사가 필요하듯 바둑에서는 이를 포석(布石)이라 합니다. 포석을 잘 해두어야 유리하게 중반전을 치를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포석이 끝나면 상대 돌을 공격하고 공격해 오는 상대 돌을 잘 방어를 하는 중반전 싸움이 시작됩니다. 겉으로는 살아있고 풍성해 보이는 집이지만 허점이 있는 허장성세인 곳을 찾아 급소를 찌르고 공격해 들어갑니다. 나에게도 이런 허점이 있는 것을 알고 상대가 공격해 오면 어느 선에서 피해를 최소화 하고 수습을 하느냐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아깝지만 내 돌의 허리를 잘라서 내어주고 나머지 돌을 살립니다. 전체를 살리려다가는 전체를 다 죽이는 우를 범합니다.
(바둑은 두뇌 스포츠이므로 두뇌를 훈련하는데 아주 그만이다)
바둑은 수순이 중요합니다. 바둑알을 놓을 자리에 놓아도 순서가 틀리면 오히려 낭패를 당합니다. 기발한 묘수를 찾고 수를 읽어가는 능력은 수 십 년을 바둑을 둔 경륜으로 나는 잘 대처합니다. 하지만 바둑 전투가 벌어지면 이 전투 판의 영향으로 다른 쪽 돌이 희생되거나 수줄임에 영향을 줍니다. 공격하다가 매복 군사를 만난 형국입니다. 여기에 내 취약점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오늘만 해도 중안 전투에 적군의 대마를 잡고 희희낙락 하고 있었는데 가장자리 작은 전투가 중앙대마에 영향을 주어 거꾸로 내 돌이 잡히는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승부는 뒤집어 졌습니다. 소탐대실의 우를 자주 범합니다. 외 이런 잘못을 하는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오랜 실전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습관적으로 '이럴땐 당연히 이렇게 '하고 덜컥 바둑알을 놓아버립니다. 결과적으로 승률이 점점 내려가서 걱정입니다.
테니스는 체력적으로는 아직 문제가 없는데 순발력이 떨어지고 신체 평형감각이 둔해 졌다는 것을 가끔씩 느끼고 슬퍼합니다. 빠르게 옆으로 지나가는 공에 반 박자 늦게 라켓이나가거나 정확도가 떨어져서 테니스공을 아웃시키거나 네트에 처박아 버립니다. 신체 평형감각은 공을 끝까지 따라 가서 몸을 회전시켜 공을 받아치면서도 몸의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공은 끝까지 쫓아가서 몸을 돌려 되받아치지 못한 적도 여러 번 나옵니다. 이런 실수를 몇 번하면 게임은 지고 맙니다.
바둑을 두면서 깜빡 실착을 하거나 테니스 시합에서 순발력이 느려져서 공을 놓칠 때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바둑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덜컥 상대의 손 따라 두지 않고 한 템포 숨을 멈추고 판을 다시 보려고 노력합니다. 테니스에서는 한 템포 빨리 준비자세를 취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내 나이 때문에 승률이 내려가는 것에 승복하기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