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조왕래 2016. 1. 20. 09:32

    

 

남자로서 쪽팔려서 말하기 어려운 말이 내 아내가 바람났다.’ 라는 말일 겁니다. 화가 난 김에 상대방에게 가서 따지면 네 마누라 네가 간수해야지 병신 같은 놈이 이게 어디 와서 행패야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 간통죄도 폐지되었으니 실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마음고생이 이만 저만 아닐 겁니다. 그러다보니 쉬쉬하고 덮어지거나 지옥같은 결혼 생활이 이어지고 커가는 아이에게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은 틀림 없습니다.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이런 말을  인터넷의 도움으로 익명으로 세상에 대고 말 합니다 익명이다 보니 솔직하게 더 대담하게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이야기 합니다. 또 익명이다 보니 대답하는 사람도 자기의 경험을 고백하며 해결책을 제시해줍니다. 평소 부부 관계에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갔던 사소한 일들이 불쏘시개가 되어 부부사이를 멀리한 꼬투리가 됩니다. 

    

일본최대 온라인사이트 goo를 움직인 감동의 스토리를 책을 엮어 출간이 되었습니다. 책 제목이 도전적이고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짧은 문장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입니다. 책의 제목에 낚이어 읽어봅니다. 지방에 있는 아내의 정부가 올라오는 날짜를 알고 제발 아니기를 기원하면서 호텔에 예약상태를 전화로 확인하니 그것도 그 많은 호텔 중에서 한군데를 찍어서 그냥한번 전화를 걸어본 것뿐인데 그것도 첫 번째 전화에서 예약상태를 확인 했다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심정 같아서는 그 현장을 덮쳐서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짓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 방법이 옳은 것일 까요? 현장을 덮친 다음에는 ....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요? 하는 다급한 질문을 인터넷에 올립니다. 어느 호텔에서 만나는지를 예약상태로 확인했지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안절부절해 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현장을 잡아 이혼을 하라는 대답도 있습니다. ‘당신이 바람피우는 거 난 다 알고 있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나 행동을 하라고도 충고합니다. ‘그 놈 부인한테도 다 까발리려야 해요.’ 라고 조언하거나 주먹으로 박살을 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엉엉 울어보라고도 합니다. ‘당신은 바람을 피운 적이 없느냐?’고도 합니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이혼은 피하라고 조언도 합니다.

    

남자의 속마음이 이어집니다. 그동안 불륜 사실의 증거도 잡았지만 말을 하거나 일을 크게 벌리지 못한 이유로 회사일과 집안일을 척척 해내는 아내에게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 이외에는 흠 잡을 때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아내를 사랑하고 아이들의 장래도 걱정합니다. 나 하나 참으면 모든 일이 잘 해결될 거야. 애 엄마 휴대폰을 몰래 훔쳐본 내가 나빠라고 생각하며 애서 참아왔는데 더 이상 참기가 괴롭다고 합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이런 고민은 혼자 끙끙 앓거나 주위 가까운 제한된 친지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잘못 판단으로 일을 크게 벌릴지도 모릅니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꿉니다. 세상 살다보면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혼자 떠안고 속병 들지 말고 익명으로라도 인터넷의 신문고를 두드려 보면 좋겠습니다. 같은 고민을 한 인생 선배는 언제나 있고 혼자 생각보다는 여러사람의 중지가 나은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