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도 몸관리는 철저히 해야
노년은 병 자체보다 그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누워있는 기간이 더 무섭습니다. 불과 1~2주 만 누워있어도 하체의 근육이 쉽게 빠지고 다리가 후들 거린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는 2~3주간 누워있어도 병이 나으면 그것으로 완전히 회복되지만 노인은 다르다는 말입니다.
바다의 게를 연구하는 학자의 글을 읽고 나도 놀랐습니다. 게는 다리의 관절이 붙어있는 부분에 둥근 반점이 생기면 그것이 노화의 징조로 곧 그 부분의 관절에서 앞이 잘려나간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 진행되면 발이 다 없어지고 둥그런 주먹밥 같은 몸통만 남게 된다고 합니다. 정상의 상태의 게는 먹이를 양쪽의 집게발로 잡아 입으로 가져가지만 노화로 늙은 게는 발이 없어 이런 먹이를 입으로 가져가지 못합니다.
사육사가 실험으로 오징어 한 조각을 게 바로 앞에 매달아주었지만 게는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먹이가 입 근처까지 닫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사육사가 수족관에서 건져 올려 입이 있는 밑쪽을 위로 향하게 젖혀놓고 오징어조각을 입에 넣어주려고 했지만 입이 굳게 다물어져있고 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육사는 ‘나는 학문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경험에 의하면 입의 근육과 손의 근육이 함께 움직이게 되어있는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듭니다. 이 게는 손이 움직이지 않으니 입의 근육도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먹이를 바로 눈앞에 두고서도 이 게는 이제 노화로 굶어죽는 길 뿐이라는 것입니다. 바다에서는 손발이 없어 도망도 가지 못하고 천적의 밥이 되지만 천적이 없는 수족관에서는 먹이를 줘도 먹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굶어 죽는다고 합니다.
사람에 있어서도 말을 하는 입의 근육과 손가락의 동작 근육이 머리를 녹슬지 않게 하는 일등공신임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치매환자에게 콩을 줍게 하거나 그림을 그리게 하여 손가락 운동을 많이 시킵니다. 내가 치매봉사활동을 다녀보면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치매환자는 보기 어렵습니다. 말을 하지 않으니 입의 근육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나이 들면 힘이 든다고 집안에서 종일 텔레비전만 보는 노인 분들이 많습니다. 스포츨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직접 선수로 스포츠를 하는 착각에 빠집니다. 주먹이 날라 오면 움찔 둔하게 피하기도 합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득점을 하면 나도 덩달아 기뻐하고 실점을 하면 안타까워합니다. 하지만 텔레비전을 보는 스포츠는 쇼이며 나의 운동과 무관합니다. 단 몇 십 분이라도 동네산책을 하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나이 들면 몸 이곳저곳이 아프니까 움직이지 않고 먹는 약으로 고치려고 합니다. 의사들은 병을 고치는데 진력하지만 예방에 대해서는 신경을 덜 씁니다. 나이 들어도 계속 움직여서 다리의 근육을 유지해야 합니다. 다리의 근육이 유지되도록 활동하다가보면 손이나 입의 근육도 저절로 운동하는 일이 생깁니다.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 습관화가 되어야 합니다. 나이들수록 자신의 몸을 더욱 엄격히 관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