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싱싱한 회를 값싸게 먹는다.

조왕래 2013. 5. 13. 19:33

싱싱한 회를 값싸게 먹는다


나와 함께 테니스 운동하는 동호인이 80여 명이나 된다. 이름만 회원이지 바빠서 제대로 잘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공휴일이나 주말에만 운동을 하고 주중에는 잘 나가지 않는 주말 그룹이 있다. 주말 그룹은 휴일 아침에 테니스 코트에 나와서 운동을 하고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헤어지는 사람들이 주류다. 아침은 간단히 해장국이나 김치찌개를 주로 먹지만 가끔은 30~40km 거리의 원정 식사도 하러 가고 간혹 주문해서 배달 식사를 하는 때도 있다.

밥값은 만원을 기본으로 걷게 되는데 여성회원들에게는 걷지 않는다. 대게 돈이 남기 때문이다. 남는 돈을 모아서 생일 맞은 사람을 위한 축하의 공간도 마련한다. 거창하게 하는 건 아니고 명품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사서 식후 즉석 무대를 마련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촛불 끄기 케이크 컷팅 후 덕담과 박수를 치는 것이 전부다. 여름철에는 보신탕 파티도 하고 중간 중간 바다 회도 주문해서 택배로 배달시켜 먹는다.

오늘처럼 바닷고기 생선회를 먹자고 회원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우리의 단골집인 경남 고성의 삼천포의 어느 횟집에 주문을 한다. 먹을 인원만 알려주면 시세에 따라 적절한 어종도 선택하고 가격도 파는 사람이 정해서 소요비용을 알려준다. 단골의 좋은 점으로 완전히 서로 믿고 거래하는 방식이다. 언제나 달라는 값을 다 줬지 깎지 않았다.

약속 날 횟집에서는 새벽 일찍 회를 만들어 스티로폼 박스 안에 얼음과 함께 포장하여 서울행 고속버스 편으로 부쳐준다. 매운탕 거리와 초고추장 고추냉이도 함께 보내 준다. 서울 버스 터미널에 11시경 도착하면 퀵 서비스 편에 우리 테니스코트 장으로 자동 배달되어 오는데, 요즘은 내비게이션이 잘 발달하여 퀵 서비스 기사와 한 번 정도 통화하면 잘 찾아온다.

몇 년 전만 해도 탁송한 고속버스 도착 시간에 맞추어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찾으러 갔는데 요즘은 택배 기능이 잘 발달하여 코트 장에 앉아서 받아먹는다. 참 편해졌다. 상추나 마늘 등 부자재는 전날 엄마 선수들이 준비해두고 술은 총무가 별도로 사서 보관해 둔다. 배 터지게 맘껏 먹고 일 인당 2만 원 정도 부담하면 되니 아주 싸게 싱싱한 회를 먹는다. 이 회 맛에 길들면 서울의 횟집 수족관에서 살아는 있지만, 진이 다 빠진 고기 맛으로는 만족을 못한다. 싱싱해서 식감이 좋다. 회 종류도 서너 가지 종류의 회를 보내준다. 회값이 쌀 때는 서비스로 소라나 멍게 해삼도 덤으로 넣어준다.

아침에 모여 운동하고 아침 겸 점심을 먹는 낮 시간대에 마땅히 먹으러 갈 횟집도 귀하다. 더구나 20~30여 명이 들어갈 만한 장소도 구하기 어려운데 야외 같은 분위기의 테니스코트 장에서 우리끼리 담소하며 먹는 분위기도 일품이다.

집에서 직접 만든 장아찌를 가져오는 사람, 맛있는 묵은 김치를 갖고 오는 사람, 양주 한 병을 들고 오는 사람 등 인심이 넘쳐난다. 식수 인원이 여러 명이고 단합이 잘 되어 있으면 멀리 바닷가 횟집에서 새벽에 만든 싱싱한 횟감을 직송해서 먹어보길 권한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시니어리포터 조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