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더럽히는 악서(惡書)를 읽지 말자
- Posted at 2013/04/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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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분은 고위 공무원을 지내시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는 분이다. 무슨 연유인지 사후 세계에 탐닉하여 영혼의 급수를 논한다. 종교계의 큰 지도자들의 영혼까지 급수를 들먹일 때는 섬뜩함을 느낀다. 함께 사는 부인의 걱정이 대단하다. 내가 어디서 그런 내용을 공부하느냐고 물어보니 관심이 있으면 이런 책들이 많이 있단다. 그분의 아내가 중요 결심을 했다. 나를 택하겠느냐? 이 책을 택하겠느냐? 그분은 다행히 아내를 택하여 모든 책을 불사르고 끝을 맺었다.
또 한 분은 대학서 전공하지 않은 물리(物理)의 세계에 빠져있다. 물리는 수학(數學)이 기초다. 수학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물리를 말하지 말아야 한다. 수식(數式) 없이 끝에 있는 문자에 탐닉하여있다. 물리의 법칙을 들먹이는데 결론은 엉뚱한 얘기다.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없어진다고 한다. 맞지 않는 말이다.
100m 거리를 1/2씩 계속 가면 꼭짓점에 도달하겠는가? 이론상으로는 영원히 도달하지 못한다. 항시 쪼갠 나머지 1/2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 데 달을 안 보고 손가락을 보는 형상이다. 자연과학을 교묘하게 사회문제에 결부시켜 현혹한다. 2+2=5라는 틀린 답을 논리를 비약하여 어느 경우에는 맞는다고 한다. 틀린 말이다. 이런 종류의 책들도 많이 있는데 읽을 필요 없는 시간 낭비다.
어느 분은 문학이라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는데 언뜻 들으면 멋진 말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 ‘찬란한 어둠이 내게 비칠 때’ ‘고속버스 예매표를 가슴에 품어 내게 내민다.’ 이런 문구가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책에 떡하니 기록되어 독자를 부른다.
세상을 더럽히고 해악을 끼치는 그런 책은 악마의 지혜보다 더 교묘하게 진실의 탈을 쓰고 있어 알아채기 어렵다. 일견 그럴듯하다. 술통 속의 술맛은 한잔으로 충분하다. 악서는 목차만으로도 검증된다. 잘 모르겠으면 마음에 와 닿는 한 꼭지만 읽어보면 된다. 시니어는 좋은 책을 고르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