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0세에 발견한 쿨한 인생을 읽고

조왕래 2013. 10. 22. 19:28
일본 여성인 미스다 후사코(1912년 일본 도쿄출생) 할머니가 그의 나이 88세에 쓴 "50세에 발견한 쿨한 인생"이란 자서전 형식의 책을 읽었다. 88세에 독신 예찬의 글을 쓰다니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녀의 나이 50세에 공무원인 남편이 폐암으로 갑자기 죽자 재혼의 유혹을 뿌리치고 혼자 살면서 그녀의 삶의 원칙을 기술한 책이다.

 

88세에 글을 쓰게 된 동기가 재미있다. 그녀는 틈틈이 신문에 글을 기고하였는데 독자가 근황을 궁금해 하여 신문사를 통해 안부를 물어왔다. 신문사에서 '남에게도 돈에도 의지하지 않는 행복한 삶'에 대한 출간을 권유받고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올해가 2013년이니 아직 살아있다면 102세이다. 96세까지 정력적으로 살고 있다는 근황은 책의 표지에서 자랑하고 있다. 책의 내용이 재미있어서 읽는데 지루하지 않다. 중요 내용을 간추려보았다.


1, 여자는 죽는 순간까지 매력적이어야 한다.


여자는 늘 자신을 가꾸어야 한다. 남성이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죽는 날까지 매력적 이여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단정하고 곱게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액세서리를 좋아하고 안경에 집착한다. 나이 때문에 여성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것은 핑계이다. 그리고 겉모습만이 아니라 마음도 가꾸지 않으면 안 된다.

 

2, 88세인 지금까지 건강하게 사는 비결


택시는 싫다. 걸어 다닌다. 사교댄스는 건강유지에 최적이다. 입 헹구기와 손 씻는 것은 절대로 잊지 않고 실천한다. 조금 모자란 듯 먹고 와인과 유산균 음료가 건강에 도움이 되어 매일 마신다. 아침 5시 반 기상하여 저녁 9시의 취침의 상쾌한 생활리듬을 갖고 있다. 87세에 여러 장비를 부착한 37세의 남성 아나운서와 100m 달리기 경주를 하였는데 간발의 차이로 지고 말았다. 남자 아나운서는 숨이 차서 헉헉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3, 돈이 없어도 집만 있으면 살 수 있다.


혼자되면 내 집이 있어야 한다. 외동딸과 같이 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사위와 같은 욕조를 사용하기 싫기 때문이다. 손자와도 거리를 둔다. 외출해서 돌아올 때 나를 사랑해준 남편을 생각하며 "여보 다녀왔어요" 인사를 한다, 생전에 자기를 배려해준 남편을 존경한다.


4, 공부는 즐겁다.


대학시절의 공부는 '수박 겉핥기'식이였다. 문화센터에 가서 '겐지 이야기' 강좌를 15년간 들으면서 총 54권을 원문으로 독파하였다. 한문 공부를 하고 한시를 짓는다. 고전에 흥미를 느껴 지금은 장자를 공부한다. 고전공부는 삶의 보람이다.


5, 매일 외출하면 매일 즐겁다.


외출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밖에 나가는 것이 조금도 귀찮게 느껴지지 않는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힘차게 활동해서 다음날을 즐겁게 맞이한다. 노인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번화한 거리로 나가서 활기를 흡수해야한다. 스케줄을 수첩에 빽빽하게 채워 넣고 활동을 한다.


6, 돈이 드는 교재는 하지 않는다.


생활비에서 교재비의 비중이 크므로 교재는 최소한으로 한정한다. 고민이라는 것은 어차피 본인만 정확히 알고 있으므로 구태여 멘토란 필요 없다. 친구란 즐거운 이야기상대로만 충분하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한다. 완고한 사람이 건강하고 오래 산다.


이 책을 읽고 잠시 사색에 잠겼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각양각색이다. 외로움 때문에 재혼해야 한다고 재혼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다. 그로 인해 자식들과의 관계도 어색해지는 것을 많이 본다.


그녀는 50세 이후의 결혼은 자칫 잘못하면 배우자의 뒷바라지나 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재혼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늙었지만 상대도 노인이다. 나이 든 낯선 사람과 재혼해서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 뒷바라지할 체력에는 자신이 없다." 황혼의 재혼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