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9월 28일 토요일이다. 추석 전에 다녀오지 못한 부모님 산소에 식구들이 함께 갔다. 아침 7시에 서울서 출발하였지만, 이것저것 준비 때문에 아침을 먹지 못했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사실은 다른 집에 사는 형제들을 오면서 태우고 오기 때문에 모두 밥을 안 먹고 오다가 휴게소에 들러 아침을 함께 먹으며 왁자지껄하며 정을 나누는 것으로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다. 즉 일부러 아침을 안 먹고 모인다.
오늘은 9시경 00고속도로 00 휴게소에 들렀다. 여자 분들이 족히 30m는 넘게 두 줄로 길게 늘어서 있다. 아침부터 무슨 줄서기를 하는가? 궁금하여 길게 늘어선 끝이 어딘가 봤더니 여자 화장실이다. 시간상으로 보면 맨 뒷사람이 볼일을 보고 나오려면 족히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나이 든 아주머니들은 잘 참아 내실지 걱정이다.
전에도 종종 보면 참지 못하는 나이 든 여성분들이 창피를 무릅쓰고 5~6명씩 남자화장실로 돌진하는 것을 봤다. 고개를 푹 숙이고 화장실 안의 남자들을 밀치며 진격할 때는 남자들이 한발씩 물러서며 농담들도 한다. 이것도 나이 든 아줌마 여러 명이니 가능하지 젊은 여성 혼자라면 감히 못 했을 것이다.
이런 광경은 물론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최고의 공중화장실 관리와 청결을 자랑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로는 “이건 너무하지 않습니까?”이다. 소변을 참으려고 발을 동동 구르는 이용객을 볼 때마다 여기가 후진국 아프리카나 동남아도 아니고 외국인이 볼까 심히 부끄럽다.
화장실 사용 손님 대부분은 등산을 가거나 나들이 복장을 하고 있다. 지금이 가을 행락철인 모양이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생긴 지가 어제오늘이 아니고 이제는 휴게소 특성에 따라 요일별, 계절별 들쭉날쭉한 고객들의 분포현황도 통계가 잡혀 있을 것이다.
이용객이 많은 날은 간이용 이동 화장실이라도 비치해야 한다. 몇천 명이 출전하는 마라톤 대회에도 간이 이동용 화장실로 간단히 해결한다. 휴게소 외진 곳에 간이용 화장실 30개 정도를 행락객이 많은 계절 토, 일요일만이라도 비치하면 단숨에 긴 대기 줄을 잘라버릴 수 있다.
고객은 왕이다. 고객의 요구는 어떤 경우라도 옳고 정당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기업은 성장한다. 대소변은 인간의 기본 해결사항이다. 배고픈 것보다 더 참기 어렵다. 고객의 애로를 해결하는 데서 과학이 발전하고 제도가 바로 선다. 화장실 관리는 우리가 선진국이냐 아니냐의 가장 기본적인 잣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