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는 몸에 좋은 채소라 하여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자들의 전립선에도 좋다고 한다. 경기도 광주의 처가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는데 이놈을 팔기 위해 아주 애를 먹는다. 서울 가락시장에 경매에 내어 놓으면 되지만 차량운반비, 중계료 등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밭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서울근교다 보니 길옆에 내어 놓으면 지나가는 차량에서 사간다.
토마토는 농산물이어서 판매량을 봐가며 일정량만 수확하기 어렵다. 출하시기를 조절하려면 심을 때 조정을 해야지 이미 쏟아져 나올 때는 공산품처럼 생산을 감축하지 못한다. 우선 빨리 팔아야 한다. 제때 못 팔아 토마토밭이 시뻘겋게 익어 있을 땐 그걸 보는 농부의 속마음은 다 타버려 하얀 잿빛이 된다. 판매 방법이 길옆이다 보니 장마철이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없어 낭패를 당한다.
이럴 때는 내가 양손 걷고 팔아 준다. 고객은 내가 운동하는 테니스회원들이고 부족하면 회사 직원한테도 반 강매를 한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장사를 안 해 봐서 토마토를 사달라고 낯간지러워 직접 부탁을 못하겠다. 게다가 작년에는 6kg 박스 당 만 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박스 당 만 3천 원으로 3천원이 올라 말하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간접 거래인 종이에다 방을 써서 부치는 방법을 썼는데 올해는 카카오톡으로 그룹 채팅에 올려놓으니 아주 효과가 좋다. 내가 직접 사달라고 말하면 면전에서 거절하기도 그렇고 거절당하는 내 기분도 좋지 않을 것이다. 사실은 내 얼굴 보아 사는 사람도 많다고 생각하고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택배 판매를 해보니 운임 비가 박스 당 3천 원이어서 버겁고 (택배 업자로 보면 3천 원도 싸다고 생각한다.) 파손과 변질의 우려가 있어 특별히 원하지 않으면 하기가 어렵다. 단골 고객이 아는 친척이나 친지들이 부산, 제주, 경남 등에 살고 있어 특별히 부탁할 때는 택배를 해준다.
어쨌든 팔기가 어려울 때 고모부인 내가 해결사를 해주니 처남댁은 나를 무척 고마워한다. 농사란 짓기도 어렵지만 팔기도 더 어렵다. 귀농으로 생업에 종사하려는 분들은 판로 걱정을 미리 해보길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