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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날 시댁 안 가는 것이 용기 있는 일이라니

조왕래 2019. 1. 3. 17:08

명절날 시댁 안 가는 것이 용기 있는 일이라니

 

우리나라 전래의 명절로 자식들이 부모님 댁을 찾는 날은 설날과 추석으로 양대 명절이라 일컬어진다수 백 만 명의 귀향 행렬이 해마다 반복된다.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고 마치 연어의 회귀 때를 보는듯하다. 십여시간의 귀향고통도 참아낸다.

    

부모님께 드릴 선물 보따리를 들고 가지만 돌아올 때는 농산물 꾸러미에 희희낙락 한다. 겉으로 들어나는 웃음소리 뒤에는 며느리들의 한숨소리가 있다는 것도 이미 알려져 있고 실제 시댁과 며느리의 갈등이 명절후유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며느리의 불만은 며느리를 가사도우미 취급을 하고 남자들은 음식을 먹기만 하고 설거지조차 하지 않는 남존여비 사상에 진저리가 난다고 하소연 한다. 딸은 친정에 빨리 오지 않는다고 대문 밖을 내다보면서 며느리는 빨리 친정에 가라고 말하지 않는 시어머니의 이중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시어머니도 나름의 불만은 있다. 며느리가. 손님처럼 늦게 오고 돈 봉투 내미는 것으로 며느리의 역할을 다 한든 하는 자세도 못마땅해도 들어내 놓고 말은 못하고 속으로는 섭섭해 한다. 그러나 이런 불만들은 대체로 속으로 서로 삭혔다. 그것이 좋기 때문이다.

    

이제 며느리들의 불만이 폭발하여 행동으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여론을 앞세워 신문이나 방송에서 소개한다. 어떤 행동인가하면 첫 번째가 명절이 가까워오면 가짜 깁스의 판매량이 증가한다고 한다. 시댁에 가기 싫거나 명절음식마련에 자신이 없는 며느리들이 가짜깁스를 하고  팔을 다쳤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팔을 다쳐 깁스를 하고 있는 며느리에게 더 이상 일을 시킬 수 가 없다.

    

직장에 다니는 며느리는 근무를 핑계 대기도 한다. 아들 혼자 벌어서 살기 어려운 시대에 맞벌이 며느리는 고마운 존재다. 이런 며느리가 직장근무를 사유로 시댁에 갈수 없다고 둘러대면 할 말이 없다. 입시생을 둔 가정은 임시생의 뒷바라지를 이유로 시댁 방문을 건너뛴다.

    

올해는 더 과감한 행동을 보인 며느리가 있다고 신문에 소개 되었다. 소개된 몇 가지 행동 중  주부 임씨는 서울의 작은 숙소를 잡고 나만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 수입맥주와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고 한다. “시부모님이 노하셨다는 이야기에 불안하고 힘들었지만 여기서 물러나고 싶지 않다.”며 한발 더 나아가 내년에는 돈을 모아 해외여행을 떠날 작정이라고 했다남편과 아이들은 시댁에 보내면서 자신만 가지 않겠다고 행동에 옮긴 것이다.

    

시댁에 가지 않으려는 며느리들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이를 침소붕대 또는 확대재생산하여 시댁에 가지 않는 며느리들을 마치 무슨 독립투사처럼 미화하는 것도 못마땅하다. 명절날 가족이 모여 이런저런 대화로 웃음꽃을 피우는 것은 삶의 행복중 하나다. 예전의 농경사회처럼  대가족이 아니므로 이런 명절날마저 모이지 못 한다면 더 이상 식구(食口)는 아니다.

    

이제는 못 먹어서 음식을 탐하는 시대가 아니므로 간단하게 음식상 차리는 것을 권장하여 며느리들이 더 이상 음식장만에 애를 먹는 일이 없어야 한다. 설거지도 남자들이 도와주면 좋겠다. 가족들이 함께 할 놀이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일에 관계당국이나 전문가들이 앞장서주면 즐거운 명절이 될 것이다. 지금의 며느리들은 미래의 시어머니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