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운동을 해야
나이 들수록 운동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50대에 운동을 하면 60대에 덜 아프고 60대에 운동을 하면 70대에 덜 아프다. 70대에 운동을 하면 80대에도 활발하게 잘 걸어 다닌다. 어제 오늘의 새로운 의학상식이 아니고 모두가 공감하는 경험상식이다. 오래 사는 것보다 삶의 질이 문제고 무엇보다 아프지 말아야 한다.
운동이고 공부고 모두가 즐겁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하면 멀리 간다고 한다. 운동도 함께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동기부여도 되고 자극도 되어 싫증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다. 나는 시간이 나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어김없이 테니스장으로 향하여 테니스 회원들과 함께 테니스를 한다. 회원들과 주고받는 덕담도 즐겁다.
실외 테니스장이다보니 영하로 내려가거나 눈발이 날리면 오늘 테니스 코트로 나가야 하나 말아야하나 다른 회원들이 과연 나올까 선 듯 판단이 안 설 때가 있다. 눈이 오면 테니스를 못해도 눈은 치워야 다른 날 할 수 있다. 그냥 두었다가는 눈이 녹으면서 물이 되어 코트가 빙판이 되는 날에는 봄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일단 코트에 나가봐야 확실한 판단이 선다. 이때 ‘추위야 물렀거라! 내가 간다.’ 하고 속으로 크게 외치고 차를 몰아 테니스장에 들어선다. 바닥을 솔질하고 라인을 긋고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준비 끝 나오세요.’ 하고 날린다. 눈이 오면 혼자서 눈치우기는 어림도 없다. 회원 들을 불러야 한다. 비타민 D생성을 위하여 햇볕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도 겨울운동으로 테니스가 좋다.
겨울에 가장 조심해야 할 운동이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마라톤이다. 몇 년 전 2월에 열렸던 제주도 서귀포 마라톤 42.195km 풀코스에 출전했다. 외부 온도는 영상 10도 정도였는데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마라톤 복장은 팬티에 반팔 티셔츠가 전부다. 달리면 열이 나고 그 열을 밖으로 발산해야 하기 때문에 가벼운 옷차림이 마라톤 복장이다.
그날따라 몸 상태가 좋지 못하여 달리는 속도가 점차 느려졌다. 몸이 일정속도를 유지해야 달리는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내는데 속도가 점차 느려지니 온몸이 추위로 떨려왔다. 손가락도 추위로 곱아서 제대로 펴지지 않았다. 주로의 간식인 초코파이 껍질도 벗기지도 못해 지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4시간 20분을 달려서 겨우 골인을 했지만 자고 일어나니 몸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운동은 추우면 옷을 입거나 중도에 그만 두면 되지만 마라톤은 이미 출발했으면 다시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중도에 그만 둘 수도 없고 옷을 더 입을 수도 없다. 특히 나이든 사람이 겨울에 마라톤을 하는 것은 추위에 몸을 상하기 쉽다.
테니스는 순발력은 필요하지만 길게 달리는 경기가 아니므로 경기 중간에 장갑도 낄 수 있고 모자도 썼다 벗었다 할 수 있다. 겨울에 혼자 하는 운동은 보통의 결심이 없으면 자신과 타협하여‘오늘은 그만하고 내일 더 하지 뭐’하고 물러선다. 여럿이 하는 경기는 그럴 수가 없다. 노년의 겨울스포츠는 단체로 하는 운동이라야 안전하다. 끝나고 해장국에 한잔의 술 또 다른 맛이고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