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교도소가 사회 안전망이라니

조왕래 2013. 6. 13. 20:35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45%로 OECD 국가 중 제일 높다. 노인이 그나마 힘이 있으면 폐지라도 주워서 하루 몇천 원 벌이를 하지만 병이 들고 기력이 쇠잔해지면 꼼짝 없이 주위도움만을 기다려야 한다. 일본인 반 빈곤 운동가인 유아사 마코토씨가 작성한 ‘빈곤에 맞서다’에 의하면 고령사회 일본의 노인 빈곤문제가 적나라하게 기술되어있다.

 

일본의 예이지만 노인이 먹고살기 위해 범죄에 가담하는데 교도소를 출소한 65세 이상 고령 수형자 가운데 약 70%가 출소 후에 범죄를 저질러 다시 입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법무종합 연구소의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일본의 국선 변호인이 어느 자선단체에 보낸 편지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나는 현재 어느 노숙자의 국선 변호인입니다. 그는 현재 53세로 최근 수년 동안 시내 공원에서 노숙자로 살고 있는데 이달 2일 절에서 참배객이 바친 돈을 훔치다가 체포되어 현재 형사피고인입니다. 그는 과거에도 동일한 범죄로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 중이었는데 이번에는 실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는 이전 재판 후에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사회에 복귀하려고 그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나이 많은 노숙자를 채용하는 곳이 없어 직업 찾기를 단념했습니다. 앞으로 그가 마음과 태도를 바로잡고 사회에 복귀하려면 주거와 직업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를 도와줄 자선단체를 찾는 것이다. 그는 겨우 150엔을 훔쳤을 뿐인데 재판을 받고 10개월의 형을 받았으나 이전의 집행유예가 보태져서 3년 가까이 복역해야 한다. 어쨌든 돈을 훔친 이상 ‘자기 책임’에 대해 벌을 받아야겠지만 사회가 엄벌주의만 강조하고 그를 보듬어 주지 않는 한 출소 후에도 살기 위해 또 범죄를 저지를 것이며 또 교도소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견된다. 이들은 범죄 후 도망가지 않고 체포되기를 기다린다.

 

교도소가 제4의 안전망이 되고 있다. 이런 범죄자들로 인해 일본은 교도소가 4천 명분이 부족 하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담 바깥에서는 먹을 수 없다’는 범죄가 증가하고 교도소만 늘린다면 효과적인 치안 유지책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넘쳐나는 노인 중 상당수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미끄럼틀에 올라앉아 있다고 봐야 한다. 삐끗해서 미끄러지면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야 한다. 미끄럼틀은 중간에 멈출 수도 없게 되어있다.


‘PD수첩’이라는 방송프로에서 자식의 빚에 우는 노인들도 방영되고 귀촌 귀농을 꿈꾸다 사기당하는 사람들도 소개되었다. 이렇게 되면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은 한방에 날아가 버린다. 노인이 자기 재력을 제대로 유지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 국가나 금융기관에서 교육을 시켜줘야 한다. 한우물만 파고 우직스럽게 살아온 노인분들은 사회 물정에 어둡다.

 

몇 년 전 일본의 철도 역사주변에 득시글거리는 노숙자를 봤다. 새벽 일찍 하카다 역에서 노숙하는 사람을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사주며 노숙하게 된 동기를 물어봤다. 한때는 공장의 필수요원이라고 칭찬을 들으며 일해 왔는데 어느 날 감원되고 다른 직장을 찾아보니 이미 자기 기술은 쓸모없는 낡은 기술이 되어 지금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고령화 국가가 되었으니 지금 일본의 고령사회 문제점 및 해결책을 면밀히 살펴보고 우리도 대책을 세워야한다. 우리는 교도소가 제4의 안전망이라든가 담 밖에서는 살길이 없어 다시 교도소행을 택하는 소득 없는 고령자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대책을 강구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