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이들면 한방을 좋아한다

조왕래 2016. 10. 27. 17:22

혹! 당신도 한방(One Strike)을 좋아하신다면 스스로 늙었다는 나이를 의심해야 합니다. 김 선배는 매사에 의욕적이어서 우리는 그를 영원한 현역이라고 추켜 줍니다. 그가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때 나는 느꼈습니다. 바로 한방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김 선배는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집에 가면 10분이 절약되지만 갈아타지 않고 돌아가는 전철을 고집합니다. 선배의 말을 빌리면 ‘한 번에 쭉 가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지만 타고 내리고 사람에 부딪치는 것을 싫어하는 노인특성이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식을 해도 나이 드신 분들은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려하지 않고 ‘그래서 자네한테 부탁하는 것이 아닌가? 자네가 알아서 추천해주게 자네가 하라는 대로 나는 할 테니’ 합니다. 복잡한 것은 싫고 다 알아서 남이 해주고 나는 손안대고 코푸는 한방을 원합니다. 이런 분은 자기는 주식투자가라고 말은 하지만 이미 마음의 나이가 드신 분이고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됩니다. 자동차를 사도 내가 꼼꼼히 따지기보다는 자식들이 추천해 주길 바랍니다.

 

‘00자격증은 이 책 한권으로 합격한다.’ 라는 한방으로 합격하는 책 선전이 많이 있습니다. 나이 들면 잡다한 여러 권의 책들보다 핵심을 엮어 만들었다는 책에 누구나 관심이 갑니다. 그런 책 선전 문구가 가뭄에 단비처럼 귀에 쏙 들어 옵니다. 여러 권의 책으로 오랜 기간 공부하기는 싫고 한방의 유혹문구에 눈이 팔린다면 나이 들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설령 그런 책 한권으로 합격하는 자격증이라면 쓸모없는 자격증입니다 과일나무를 돈을 주고 사서 심어도 과일이 열리는 나무로 성장하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이 들면 치매 환자처럼 이런 시간관념이 줄어들기 때문에 한방을 원합니다.

 

‘한방에 익히는 연말정산’ 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나이 드신 분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단순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입니다. 연말정산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도 연말이 다가오면 두툼한 교재로 보충 교육을 받습니다. 한 푼이라도 절세를 하려면 꼼꼼히 따져야하고 그러려면 한방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복싱선수도 잽이나 훅을 상대의 얼굴이나 배 등을 공격하여 발을 무디게 하고 지쳐갈 때 한방의 케이오펀치가 작렬하는 것이지 오다가다 소 뒷걸음질에 쥐 잡는 것처럼 운 좋게 한방으로 KO 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KO펀치만 노리는 권투 선수는 대성하기도 어렵고 나이든 선수입니다. 홀인원만 노리는 프로 골프 선수는 없습니다. 

 

‘고민을 한방에 날려버린다. 는 해결책은 없습니다. 그렇게 한방에 날릴 고민거리라면 처음부터 고민거리도 아니었습니다. 나이 들었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깊게 고민하고 사색해야 합니다. 세상살이가 한방에 이루어 질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보이스 피싱이나 사기에 잘 당하는 사람이 노인들입니다. 친절하게 살갑게 대해주는 사람의 말을 단번에 믿어버리고 후회하는 노인 분들을  보면 마음 아픕니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점점 한방에 이끌려갑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가락 다리미로 얼굴을 다린다  (0) 2016.10.27
일을 계속하려면  (0) 2016.10.27
딸의 깜작 선물 노트북  (0) 2016.10.27
며느리가 고맙다  (0) 2016.10.27
농촌에서는 야생동물과 싸운다  (0) 201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