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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홀로죽는다

조왕래 2016. 8. 21. 15:37

    

이 책의 저자 시마다 히로미는 일본 여자대학교의 교수직을 거처 도쿄대학 첨단과학기술센터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종교학자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고 죽음의 길에는 동행자가 없이 홀로 죽는다. 누구나 생각하기 싫은 고독사(孤獨死) 이야기를 주제로 다룬다. 세상과의 모든 인연을 잃고 고독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무연사(無緣死)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임종을 하거나 아무도 모르게 혼자 고독하게 죽는 것이나 죽음은 같다. 그러나 같은 죽음이라고 누구나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를 자식이 모셔야 한다는 생각이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하여 최근 설문통계에 의하면 젊은이의 무려 70%가 사회가 모셔야 한다고 답을 했다. 최근의 신문보도에 의하면 로또 복권에 당첨된 아들이 부모를 모시지 않는다고 할머니가 패륜아들을 사회에 고발 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정도 되면 가족관계는 회복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서로남남인 무연사회(無緣社會)로 진입이 불 보듯 뻔하다.

    

효도가 미덕인 농경사회에서 서로 남남처럼 지내는 무연사회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이유는 부모의 역할에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예전에는 부모가 생활의 터전이던 논이나 밭을 자식에게 물려주거나 공장이나 가게를 자식에게 대물림했다. 자식은 별도의 노력을 기우리지 않아도 생존을 이어나갈 수가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직장에 다니던 아버지가 퇴직하면 끝이다. 더 이상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와 관련하여 물려줄 것이 없다. 국회의원에게 임명권이 있었음에도  친척을 비서로 채용했다고 난리가 났다인연에 기대기가 어렵게 사회구조가 변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민 대다수가 샐러리맨이 되자 가정이 담당했던 기능은 낮아졌고 부모가 쌓았던 인간관계의 네트워크를 자식에게 물려줄 수 없는 사회가 왔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자식되로 각자 도생할 수밖에 없다. 무연사회로 가는 수순이다. ‘골드미스처럼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늘어간다.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이 나오므로 자식에 기대어 ! 죽었소.’하고 죽어지내지 않고 당당하게 무연사회를 선언하기도 한다.

    

무연사회는 결국 고독사로 이어진다.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은 지켜봐주는 사람 없이 죽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죽은 뒤의 장례식이나 제사 등에 대한 두려움도 포함된다. 세상에 태어날 때는 부모가 있었고 부모의 사랑 속에 양육되었건만 죽을 때는 아무도 돌보지 않아 정부의 행려병사자(行旅病死者)로 처리됨은 유쾌한 일이 결코 아니다. 오죽하면 어렵게 살다가 죽은 사람이 통장에 몇 백 만원의 돈을 남기고 이 돈으로 장례를 치러 달라고 부탁까지 했을까?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무연사회가 점점 더 심해지고 고독사도 늘어날 것임은 틀림없다. 자식들이 부모의 시신 앞에서 재산다툼 때문에 치고받고 싸우는 것 보다는 고독사가 나을지도 모른다. 무연사회를 겁내지 말고 차분히 대비해야 한다는 다소 두루뭉술한 답을 저자는 제시했지만 독자는 충분히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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