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손녀가 세상을 향해 두발로 걷다

조왕래 2016. 8. 12. 11:16

 

며느리가 이제 갓돌이 된 손녀가 뛰뚱뛰뚱 거리며 무려 네 발자국이나 걸었다고 동영상을 찍어 보내왔습니다. 어른들이 흔히 쓰는 말 중에 저놈 인간 안 될 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났다고 바로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완성되어야 인간이 되는 것으로 봅니다. 그 완성의 끝은 불명확하지만 사람이 태어나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면서 서서히 인간이 되어간다고 우리조상들이 본 것 같습니다.그렇게 본다면 옳은 인간이 다 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미성숙 인간도 있다는 말인데 이 범주에 들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태어나서 움직이지도 못하던 손녀가 처음 뒤집기 했다고 무슨 신기한 것을 발견한양 온 식구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기어 다닌다고 신기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손녀가 무엇을 잡으며 몸을 고추 세우고 기어서 소파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드디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동작인 서서 걷기 시작 했으니 경사 중에 큰 경사입니다. 예전 우리의 부모님도 어린아이가 설 때 쯤 자라면 방 모서리 각진데 세워놓고 선다. 선다. 섰다.’하며 기뻐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사람이 서서 걷는 다는 것이 외 이리 중요한지를 잠시 생각해봅니다.  아이가 돌 무렵 비틀비틀 흔들흔들 하며 발을 떼어 걷기시작하면 사람의 반열에 오릅니다. 무슨 일을 처음시작해서 이제 제대로 굴러갈만하면이제 겨우 걸음마 수준이라고 말하며 나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남들에게 알리기 시작합니다.걸음마 단계는 모든일의 시작의 단계를 말합니다. 뚜벅뚜벅 걸을 수 있는 희망의 단계이며 남들로부터 축하를 받아 마땅한 영광의 시작입니다.  

    

땅위에서 두발로 완벽하게 서서 걷고 달리며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동물은 오직 사람 밖에 없습니다. 원숭이나 오랑우탄 같은 짐승은 사람과 유사하지만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사람처럼 꼿꼿하지 못하고 똥마려운 아이들처럼 엉거주춤한 상태입니다

    

개나 고양이는 네 개의 발이 있습니다. 두 개의 발만으로도 고추서는 사람의 발에 비하면 진화가 한참 늦었습니다. 사람의 발처럼 이단 옆차기도 못합니다. 수 십 개의 발이 있는 지네도 사람만큼 빠르지 못합니다. 사람은 비록 발이 두 개지만 흔들거리지 않고 바로 서며 빨리 달아날 수도 있고  오래 달릴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지능지수가 높아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틀림없지만 신체구조 또한 동물의 으뜸이 되는데 큰 역활을 했다고 믿습니다. 두뇌만 좋은 지렁이가 사람 만큼 영장이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사람이 두발로 서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입니다. 사람의 모형을 만들어서 지지대 없이 세워보면 도저히 세워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마네킹은 넓은 원판에 고정되어야 서 있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네 바퀴여서 안정적으로 혼자 서있습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달릴 때는 두 바퀴지만 서있을 때는 받침대가 필요합니다.

    

새와 닭은 두발로 서고 달리지만 팔이 없습니다. 새의 부리()가 사람의 손의 이 역할을 하지만 사람의 손과 팔에 비하면 그 기능이 한참 뒤처집니다. 사람도 입이 있어 물고 뜯고 씹고 끊는 일도 합니다. 거기다 혀의 도움을 받으면 입안의 음식을 뒤집기도 합니다. 새는 부리로 입속의 음식을 뒤집지 못합니다. 그냥 맛도 모르고 삼킬 뿐입니다.

    

손녀가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부자연스럽지만 내 디딘 것을 참으로 기뻐합니다. 이제 양발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신기하고 놀라운 일들을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때로는 무섭고 흉측한 모습도 보고 겁에 질려 움츠리는 상황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성장하여 아름다운 삶의 여정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손녀의 걸음마가 우리가정에 웃음과 행복을 주어 너무너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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