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걸인 노숙자 이야기를 들으며
외국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사지가 멀쩡한 걸인이 음식가게에 들어와서 돈을 요구했다. 주인은 “당신은 왜 일을 하지 않고 이렇게 돈을 구걸하십니까?”라고 짜증스럽게 물었다. 걸인이 대답하길 “아무도 나의 전과기록 때문에 일을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내몰려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고 말했다. 걸인의 처지를 이해한 음식점 주인이 “그럼 내가 일을 준다면 하실 겁니까?” 하고 재차 물었다. “제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준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걸인에게 불쌍한 마음이 든 주인이 음식점의 청소와 심부름 같은 허드렛일을 하도록 했다. 걸인은 힘껏 열심히 일을 했고 덕택에 더 이 상 굶지 않고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한 달이 지나 첫 월급을 받고 처음 한 그의 행동에 주인은 깜작 놀랐다. 바로 그가 먹은 음식 값을 지불하는 것이었다. 그도 돈만 있다면 당당하게 밥값을 지불하고 싶었던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어느 시대나 걸인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6.25동란 이후에는 거지들이 골목마다 넘쳐났다. 모두들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거지들에게 밥을 주고 옷을 주고 몇 푼의 돈을 떨어뜨려 줬다. 왜 거지가 되었는지도 묻지 않았고 전과자를 알아보는 신원조회도 없었다. 농촌에서는 일을 시키고 품삯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흘러들어온 거지가 남의 집 머슴 일을 하면서 농토도 사고 그 동네 처녀와 결혼하여 정착하는 사람도 나왔다. 본인이 계획적으로 잘못하지 않아도 환경에 의해 범죄에 빠져드는 경우도 있다. 전과자라 하여 그들이 또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속단은 금물이다.
우리나라도 취업하려면 신원조회를 거치기 때문에 전과여부가 나타난다. 기업주는 전과자를 채용하지 않으려한다.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과자가 또 죄를 저지르는 이유의 상당수는 사회가 다시 그들을 낙인찍고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들도 살기위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인 일본의 예로 신문에 종종 나오기도 했다. 눈을 홀기고 받아주지 않는 사회보다 교도소가 차라리 낫다고 교도소에서 출소한 다음날 의도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특히 나이든 노인의 재범 이유가 그렇다는 데는 안타깝다.
예전보다 일자리는 다양하고 넘쳐나도록 많아졌다. 동남아 노동자들이 우리나라를 꿈의 나라로 인식하고 몰려들고 있다. 앞에서 말한 걸인이이야기의 주인공 같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한다. 전과자도 직업을 갖고 사회에 제대로 복귀해야 사회가 불안해지지 않는다. 면담을 통해 적절한 일자리를 알아봐주고 사회약자를 도와주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가동해야 한다. 구대기 무서워 장 못 담그면 안 된다. 전과자는 또 잘못을 저지를 것이라는 편견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하고 재범을 방지할 사회감시망이 가동되면 된다.